“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리뷰 – 김초엽 SF 단편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기술 발전으로 인해 변화된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과 삶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김초엽 작가는 과학이 인간의 일상과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내면서도, 그 속에 남겨진 인간성의 본질을 놓치지 않습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줄거리
1.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어느 행성 집단 거주지에서는 성년이 되면 시초지로의 순례를 떠나는 전통이 있습니다. 그러나 순례자들은 돌아오지 않죠. 주인공은 이 현상을 의문시하고 시초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궁금해합니다. 시초지가 지구임을 암시하며, 이는 우주와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고 있어요. 기다림과 그리움의 감정을 탁월하게 묘사합니다.
2. 스펙트럼
우주 탐사원 희진은 탐사 중 조난을 당하고, 자신을 구해준 존재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습니다. 노년이 된 희진은 손주에게 이 경험을 들려주며, 홀로 겪은 의문과 불신의 기억을 회상합니다. 이야기는 '발견자들'이라는 우주 생명체와 인간 간의 소통과 갈등을 다룹니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마주하게 되면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 그리고 이를 극복해 가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이 작품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3. 공생 가설
두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지며, 아기들의 옹알이를 연구하던 과학자와 예술가 류드밀라가 상식적인 예상을 뒤엎는 발견을 합니다. '양육 가설'을 바탕으로 인간의 기억과 정체성, 그리고 양육의 영향을 탐구하는 과학적 상상을 펼칩니다.이 작품은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존재들이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해해 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AI와 인간의 차이를 통해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며, 진정한 공생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던집니다.
4.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 책의 표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은 웜홀을 통한 우주여행이 가능해진 미래, 안나는 가족이 이주한 행성으로 가려 하지만 구식 기술의 한계로 생이별을 맞습니다. 인간의 외로움과 과학 발전 속에서 그저 무력한 존재임을 절감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5. 감정의 물성
감정을 물질로 만든 ‘이모셔널 솔리드’가 개발됩니다. 주인공 정하는 이를 의심했으나, 우울을 반복적으로 구매하는 연인 보현을 이해하며 추상적인 감정을 물성으로 보관하려는 심리에 대한 고민에 빠집니다.
이 작품은 인간의 감정을 단순한 데이터로 보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6. 관내분실
이야기는 마인드를 보관하는 도서관에서 어머니의 마인드를 찾으려는 지민은 관내 분실을 겪게 됩니다. 기술을 통해 남겨진 기억에 대해 탐구하며, 결국 어머니와의 추억에 대한 의미를 새롭게 깨닫습니다.
7.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우주 탐사원 가윤은 인체 개조를 통해 우주 탐사에 참여하지만, 영웅이었던 이모 재경의 실종과 비밀을 알게 됩니다. 탐사 훈련 중 이모의 고뇌를 이해하며 인류 최초로 터널을 넘는 영웅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김초엽 작가의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한국 SF문학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히며, 여덟 개의 단편소설이 묶인 작품집입니다. 작가는 과학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SF 장르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철학적 주제를 탐구합니다. 이 책은 기술과 과학의 발달이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갈등과 고뇌를 담아냅니다. 작품의 중심에는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가 있으며, 이를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와 연대, 그리고 인간다운 삶의 가치를 성찰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를 읽고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SF라는 장르의 틀을 뛰어넘어, 우리가 삶에서 직면하는 보편적인 문제와 감정에 대한 성찰을 제공합니다. 이 작품은 단순한 SF소설이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공감과 연대의 메시지를 던지며, 그 과정에서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과학과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인간성과 감정을 잃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삶’과 ‘사람다움’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과학기술의 진보와 인간 사이의 관계를 생각해보게 하고, 잔잔하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깁니다. SF라는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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